전남알리미

님을 위한 행진곡

土譚 2012. 6. 26. 13:08

오늘도 이 땅 어딘가에서는 '님을 위한 행진곡' 이 불려지고 있읍니다.

아직도 제대로 민주주의가 지켜지지 않아서 , 더러는 더 많은 민주주의가 필요해서 그럴 것입니다.

 

절망과 한숨이 있는 곳에서는 어김없이 희망을 노래하고 찾듯이, 독재와 억압이 있는 곳에서는 민주와 자유를 외치는 것은 

동서고금을 통해 한결같은 일이지요. 개인이나 사회 그리고 국가 모두가 희망을 갖는 것이 언제나 당연한 일이 듯이,

백성이 주인되는 세상을 꿈꾸고 요구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이 노래는 1980 년 광주민주화 항쟁시 시민군으로 마지막까지 계엄군에 맞서 싸우다 죽은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과 들불야학

동료 박기순의 영혼결혼식을 위해 쓰여진 곡입니다. 

 

 

임을위한 행진곡 / 박진광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 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 데 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1981 년 소설가 황석영이 백기완의 시에서 가사를 차용해서 작사한 것을 전남대생이었던 작곡가 김동률이 곡을 만들어 '민중.운동가요' 의

대표곡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읍니다.

 

1980 년 이전, 국내 집회시위 현장에는 대중가요, 외국가요, 복음성가 등에 가사를 개사한 노래들이 주로 운동가요로 불려졌으나,

'님을 위한 행진곡' 을 필두로 '민중가요' 라는 특이한 이름의 수많은 운동가요가 만들어져 시위현장마다 널리 불려지게 되었지요.

 

'님을 위한 행진곡' 은 민중가요의 대중화를 견인한 운동가요의 원조곡으로 평가됩니다. 

1980 년대 이삼십대를 보낸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 노래를 잘 알고 있고, 또한 수십번.수천번 직접 부르기도 한 노래이기도 하지요.

 

노랫말은 비장하고 멜로디는 부르는 사람 듣는 사람 모두를 격동케 합니다.

느린 단조의 행진곡풍인 이 곡은 주먹을 불끈 쥐고 눈물을 흘리며 부르는 노래, 민중의식과 저항의식을 고취시키는 노래, 약자들의 노래,

비주류 재야의 노래, 붉은 머리띠를 이마에 두르고 주먹을 휘두르며 투쟁을 선동하는 노래, 핏발선 눈들의 노래 그리고 최루탄, 총성, 함성,

절규가 있는 노래지요.

 

이 노래는 중국어로 그리고 몇몇 동남아국가로, 한류의 바람을 타고 번역되어 그 곳 나라에서도 번안 운동가요로 시위현장마다 불려질 정도로

호소력이 있다고 합니다. 운동가요로 부르기엔 어디에다 내놔도 손색이 없는 모양입니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애창된 운동가요인 "We shall overcome!" 에 견주어 봐도 전혀 딸릴 게 없다는 사실입니다.

 

지금도 대부분의 시민.노동.학생 운동단체의 집회에서는 '님을 위한 행진곡' 이 민중의례 일부로서 불려지고 있죠. 

 

주대환은 <대한민국을 사색하다> 에서 이렇게 역설적으로 말하기도 합니다.

" 행사장마다 애국가를 대신하는 이 노래가 듣기 싫었습니다. 왜냐하면 대중과 운동권을 정서적으로 가르고 그 사이에 보이지 않는 담을 치는

노래이기 때문입니다. 다분히 고립되고 패배적인 분위기입니다. 지나친 비장함은 일상의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아 어색하고, 그 정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낯설고 닫혀 있는 느낌을 주곤 하죠. 30 년전의 분위기에 요즘 신세대 젊은이들이 빠져들까도 생각해 줘야 할 것 입니다.

시대가 많이 변했는데 이 노래를 언제까지 불러야 하는지요? "

 

'님을 위한 행진곡' 을 더 이상 부르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그리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 을 더 이상 부르지 않는 통일의 나라가 왔으면 하는

희망을 오늘도 꿈꿔 봅니다.

 

이 글을 읽으시며 왜 궂이 이런 글을 블로그에 올렸을까 불만이 있으신 분들도 있을 줄 압니다.

하지만 '님을 위한 행진곡', 이 노래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사의 물줄기에서 한 획을 긋는데 크게 영향을 끼쳤다는 분명한 사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결코 작은 것이 아님을 헤아려야 할 것 같습니다.

 

먹고 사는 일, 잘 먹고 잘 사는 일, 사람답게 사는 일.

산업화, 민주화 그리고 평화 평등 자유 모두 가치 있는 일이기도 하고 이뤄내기 어려운 일들이지요.

희생하고 노력하고 다들 서로 사랑하고 해도 될까 말까 한 일들이지요.

 

'님을 위한 행진곡' 에 맞춘 발걸음들은 어디까지 가야 그 행진이 멈출런지요 ?

 

'전남알리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해맑음 목포 ucc  (0) 2013.11.26
[스크랩] 5월의 노래 [518 민주항쟁 영상기록]  (0) 2012.06.26
5월의 전라도 축제  (0) 2012.05.18
목포유달산  (0) 2010.11.30
목포 청호시장  (0) 2010.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