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영상방

열정과 진정성이 빚어낸 명품 ... 박애리의 "쑥대머리"

土譚 2016. 1. 23. 09:13

 

    열정과 진정성이 빚어낸 명품 ... 박애리의 "쑥대머리"

 

 

쑥대머리 / 박애리 (해금 안은경)

 

 

쑥대머리 귀신형용 적막옥방의 찬 자리여
생각나는 것은 님 뿐이라

보고지고 보고지고 보고지고

손가락 피를 내어 사정으로 님을 찾아볼까
간장의 썩은 눈물로 님의 화상을 그려볼까
계궁항아 추월같이 번듯이 솟아서 비추고저
전전반측 잠 못 이뤄 호접몽을 어이 꿀 수 있나

내가 만일 님 못 본채 옥중고혼이 되거들면
무덤 앞에 섯난 돌은 망부석이 될 것이요
무덤 근처 선 나무는 상사목이 될 것이니
생전사후 이 원통을 알아줄 이가
뉘 있으란 말이냐

쑥대머리 귀신형용 적막옥방의 찬 자리여
생각나는 것은 님 뿐이라

보고지고 보고지고 보고지고 쑥대머리

내가 만일 님 못 본채 옥중고혼이 되거들면
무덤 앞에 섯난 돌은 망부석이 될 것이요
무덤 근처 선 나무는 상사목이 될 것이니
생전사후 이 원통을 알아줄 이가

뉘 있으란 말이냐

쑥대머리 귀신형용 적막옥방의 찬 자리여
생각나는 것은 님 뿐이라
보고지고 보고지고 보고지고 쑥대머리

 

 

 

머리털이 마구 흐트러져 어지럽게 된 머리를 쑥대머리, 또는 쑥대강이라고 합니다.

 

'쑥대머리'는 판소리 춘향가에서 변사또가 부임해 와서 수청을 들라는 요구를

춘향이 거절하자 모진 매를 맞고 옥중에서 부른 노래입니다.

가사의 내용은 옥중에 갖힌 비참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면서 이몽룡에게 원망도 하지만

그리워하는 절절한 내용도 담겨있습니다.

일제시대 임방울이 불러서 유명하게 된 곡입니다.

 

실제 들어보니 춘향의 마음을 아주 잘 표현한 슬픈 곡으로

작곡자의 진전성 느껴지고 박애리의 열정, 열창이 빚어낸 명품이네요.

 

 

박애리는 국립창극단의 대표적인 소리꾼입니다.

창극 [청]에서 심청 역할을 한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창극 [적벽대전]에서는 여자로서 제갈양 역을 맡았습니다.

그만큼 기량이 뛰어나다는 것이겠지요.

 


작곡자 오지총은 매우 이색적인 이력의 소유자다.

한의사이면서 가수. 한국음악 전공자가 아니다.

그렇다고 아마추어도 아닌 음반을 두 개나 냈으며

단편영화 [위대한 시인]에서 음악감독을 맡기도 한 전문 음악인.

“의술과 함께 노래로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싶다.

진정한 노래꾼으로 관객들에게 넘치는 열정을 보여주겠다.”

이런 다짐의 진정성은 이 노래만 들어보아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팝핀 현준, 박애리 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