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기속으로

나를 울린 꼬맹이..

土譚 2005. 9. 17. 16:01
나를 울린 꼬맹이..

      나를 울린 꼬맹이... PC방에서 일을 하고 있는 저는 어느날 꼬마 천사를 만났습니다. 손에 꼭 쥔 100원짜리 동전하나를 건네며 10분만 인터넷을 할 수 있느냐고 떼를 써서 500원이 있어야 30분을 사용할 수 있다며 단호하게 거절했습니다. 그래도 꼬맹이는 “형아, 저 100원밖에 없는데 10분만 하게 해 주시면 안돼요?”라며 계속 생떼를 쓰는 것이었습니다. 내일 400원 더 가지고 오라고 타이르는데 갑자기 “우리 아빠한테 편지 써야 된단 말이에요”라며 눈물을 글썽이는 것이었습니다. “꼭 컴퓨터로 해야 되는 거 아니잖아. 편지지에다 쓰면 되잖아.” “그럼 편지지에다 쓰면 하늘나라에 계신 우리 아빠가 볼 수 있어요?” “어? 엉?” 하늘나라에 계신 아빠에게 편지를 써도 답장이 없어서.. 컴퓨터는 모든 나라에서 사용할 수 있으니까 하늘나라에도 갈 거라는 꼬마의 황당하고도 천진한 대답. 그 초롱초롱한 눈망울에 가슴이 짠~해져 컴퓨터 한 자리를 내어 주고 꼬마가 건네는 100원을 받았습니다. 정확히 13분이 지나서 꼬맹이가 다가와 말을 건넸습니다. “형아, 저 다 썼어요. 하늘나라에 보내 주세요~” “으..응. 알았어.^^” * 그 꼬맹이가 쓴 편지 내용입니다. TO. 하늘에 계신 아빠 아빠, 저 승우예요~ 아빠, 거기는 날씨가 어때요? 많이 따뜻해요? 아니면 많이 추워요? 여기는 너무 더워요~ 아빠, 진지는 드셨어요? 저는 조금 전에 할머니가 밥 차려 주셔서 콩나물이랑, 김치랑 먹었어요~ 아빠~ 이제는 제 편지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어제 할머니 약 사 드리고 남은 돈 100원으로 PC방 와서 아빠한테 편지 쓰니깐요~ 아빠 많이 보고 싶어요. 꿈속에서라도 아빠 보고 싶은데 저 잘 때 제 꿈속에 들어와 주시면 안돼요? 아빠 저 이제 그만 써야 돼요. 다음에 또 편지할게요. - 세상에서 아빠가 가장 사랑하는 승우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빠한테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