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보.감상문

사철가 조상현

土譚 2006. 5. 25. 10:45


    단가는 본격적인 판소리 창을 하기에 앞서 부르는 짧은 노래를 가리키는데,
    허두가, 초두가, 단가,영산등으로 일컬어지기도 했으나, 지금은 단가라는
    명칭으로 널리쓰이고 있다.
    현재 단가는 40여가지가 되는데, 이 중 [진국명산], [죽장망혜], [운담풍경],
    [편시춘], [장부한], [초한가], [홍문연], [적벽부], [사철가], [사창화류],
    [백발가], [한로가], [효도가], [호남가], [강상풍월],[고고천변],[녹수청산],
    [백구가] 등이 널리 불린다. 장단은 대부분이 중모리 장단으로 되있다

    사철가

    이산저산 꽃이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봄은 찾아 왔건마는 세상사 쓸쓸허드라
    나도 어제 청춘일러니 오날 백발 한심허구나
    내 청춘도 날버리고 속절없이 가 버렸으니
    왔다 갈줄 아는 봄을 반겨헌들 쓸데 있나

    봄아 왔다가 가려거든 가거라
    니가 가도 여름이 되면 녹음방초 승화시라
    옛부터 일러있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돌아오면
    한로상풍 요란해도 제 절개를
    굽히지 않는 황국단풍도 어떠헌고
    가을이 가고 겨울이 돌아오면 낙목한천
    찬바람에 백설만 펄-펄 휘날리어
    은세계 되고 보면 월백설백 천지백허니
    모도가 백발의 벗이로구나

    무정세월은 덧없이 흘러가고 이 내 청춘도
    아차 한번 늙어지면 다시 올줄을 모르는구나
    어화 세상 벗님네들 이내 한말 들어보소
    인생이 모도가 팔십을 산다고 해도
    병든날과 잠든날 걱정근심 다 제하면
    단 사십도 못산 인생 아차 한번 죽어지면
    북망산천의 흙이로구나

    사후에 만반진수 불로생전 일배주만도 못허느니라
    세월아 세월아 세월아 가지 말어라 아까운 청춘들이
    다 늙는다 세월아 가지마라 가는 세월 어쩔끄나

    늘어진 계수나목 끄끝터리에다
    대랑 매달아 놓고 국곡투식 허는 놈과 부모불효허는 놈과
    형제화목 못허는 놈 차례로 잡어다가 저 세상으로 먼저
    보내버리고 나머지 벗님네들 서로 모아
    앉어서 한잔더 먹소 덜먹게 허면서
    거드렁거리고 놀아 보세


    조상현 선생은
    1939년 전남 보성 출생. 타고난 좋은 목으로 주위의 권유를 받아
    13세되던 해 당시 명창으로 이름을 떨치던 정응민에게
    7년 동안 춘향가,심청가, 수궁가 배우며 소리에 입문.
    59년 박봉술에 적벽가, 70년 박녹주에 흥부가를 사사.
    74년 남원 전국 명창대회 1등
    76년 전주대사습 전국대회 판소리 부문 대통령상을
    비롯해 다수 수상. 우람한 체구에 걸걸하면서도 탁트인 수리성과
    큰 음량을 가진 명창으로
    91년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보유자로 지정되었다.
    현재 (사) 판소리보존연구회 이사장으로 재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