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 년대 말은 국악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인데요, 이때를 전후해서 대학가를 중심으로 국악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기 시작하고 국악의 대중화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는 사물놀이가 처음으로 선보이게 됩니다.
사물놀이 공연이 처음 열린 것이 1978년 2월인데요, 공연기획가로 유명한 강준혁씨가 기획을 해서 소극장 '공간사랑'에서 "제 1회 공간 전통음악의 밤" 이라는 타이틀로 "웃다리 풍물 경기충청가락"이 발표가 됩니다.
이때 꽹과리에 김용배, 장고에 김덕수, 북에 이광수, 징은 최종실이 맡아서 우리나라 최초의 사물놀이가 탄생하게 됩니다. 이들 네 명은 모두 남사당의 후예들로 특출한 기량을 바탕으로 농악가락을 새롭게 구성, 무대에 올림으로써 선풍적인 인기를 얻게 됩니다.
그때까지는 농악이 여러 가지 춤동작과 함께 주로 선반으로 공연되었습니다만 이때 처음으로 앉은반이라고 하는 공연 양식을 취해서 음악위주로 공연함으로 해서 사물놀이 음악이 예술적으로 높은 완성도를 갖게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는 것이지요,
사물놀이가 나오면서 국악에 대한 인식이 확 바뀌게 되는데요, 국악은 고리타분한 음악이라는 생각에서 국악이야말로 정말 우리체질에 맞는 신명의 음악이라는 생각으로 바뀌게 됩니다. 이것이 70년대 말의 대학가 흐름과 겹치면서 굉장한 속도로 확산이 되게 됩니다. 지금은 대학가는 물론 웬만한 사업체에서는 대부분 사물놀이팀이 구성돼 있는데요, 사물놀이가 국악을 대중화시키는데 정말 큰 기여를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 사물놀이가 사물놀이만의 공연에 그치지 않고 국악관현악단과의 합동공연, 또는 피아노나 연극, 무용과의 합동공연을 통해 우리 전통음악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또 국악의 영역을 확대해서 레퍼토리를 극대화시키는데 크게 기여를 하게 됩니다.
지금은 이 사물놀이가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요. 이런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이 1982년에 미국 댈러스시에서 열린 '세계 타악인 협회 82년 대회'에서 이 사물놀이가 전 참가자의 기립박수를 받는 등 폭발적인 호응을 얻게 되면서부터입니다. 이후 매년 세계순회 연주를 통해서 사물놀이를 세계적으로 확산시키게 되는데요, 아마 국악 중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 팬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 바로 사물놀이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 사물놀이는 전통음악에서 출발을 했지만 이게 우리 역사상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음악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국운과도 관계가 된다고 생각이 됩니다만 어쨌든 우리 음악이 세계음악의 중심에 설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시간에는 70년대 말에 탄생한 사물놀이를 중심으로 말씀을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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