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기속으로

懶翁和尙

土譚 2005. 9. 27. 08:28

 懶翁和尙, 禪詩

 靑山要我以無語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蒼空要我以無垢
 창공은 나를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聊無愛而無惜兮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如水如風而終我
 물처럼 바람처럼 살다가 가라하네

 나옹 화상(懶翁 和尙)의 선시입니다.
 짧게 살다가는 한 平生 사람사는 世上은 말도 많다.   
 이유, 변명뿐 아니라, 남의 탓도 많고, 자기 자랑 
 또한 많다. 靑山처럼 푸르고 듬직하게 불평없이 
 살라는 懶翁의 가르침이 마음에 와 닿는다.   
 靑山이란 넓은 의미에서 뼈를 묻는 산 즉, 墳墓의 
 땅이란 뜻도 있어서 이 낱말을 대하는 마음엔 
 친근감과 함께 숙연함까지를 같이 하게 된다.
 나옹은 蒼空처럼 티없이 맑게 살라고 가르침을 준다.   
 티없이 산다는 것은 몸과 마음을 깨끗이 가꾸라는 
 뜻일게다. 푸른 하늘에는 은하수도 흐르거니와 그 
 곳엔 절대적인 조물주의 권위가 존재한다.   
 따라서 옛 先人들은 하늘에 맹세를 하고,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산다고 詩로도 읊었다.   
 蒼空처럼 티없이 살라하나  凡人인 우리로서야 
 그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탐욕은 나의 것에 집착하는 人間의 영악함과 미욱함
 의 전유물이다. 성냄은 곧 자기의 뜻에 거슬리는 
 모든 것에 대한 역작용이며  미움, 분노나 증오와 
 상통하는 맥이다.   
 탐욕과 성냄을 벗으라는 것은 결국  집착하는 마음을 
 경계하고 순리대로 순응하며 물과 바람같이 살라는 
 뜻이 되겠다.덧 없는 세월에 안 그래도 짧기만 한 
 人生事, 어느 누구의 뜻이라서 도도한 흐름의 어느 
 틈새인 이 時代, 이 空間을 채우는 한 점 먼지의 役
 이 주어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하찮은 役일망정 그 
 또한 조물주의 깊은 祝福이니  
 물, 바람, 강, 구름이 흐르는 것 같은 차분한 흐름에 
 거슬리지 말고 살라는 이야기이다.
 이 글은 고려 말, 공민왕의 왕사(王師)였던 
 고승 나옹 혜근(懶翁 慧勤) 스님의 불교 가사입니다.  
 혜근이 법명이고 나옹은 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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