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기속으로

초록바다 와 마시는술

土譚 2006. 3. 23. 12:20

초록바다와 마시는 술

소주 한 병과
초고추장에 소라 몇 조각 버무려 들고
바다로 간다.
바다가 나를 부르고 있다.

바다는 멀리서
쏴하고 손짓하며 나를 반기고
하얀 물보라로 다가와
나를 안아준다.

한 잔 마시고
바다에게 건넨다.
까만 바위 위 하얀 물새 한 마리
아장아장 걸어와 동무하잔다.

은빛 비늘 빛나는
싱싱한 시(詩) 회를 치다가
어느새 저녁놀 물들면
바다도 나도 벌겋게 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