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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비/이창우 3월 30일

土譚 2006. 3. 30. 07:35
겨울비/이창우


흙바닥에 떨어져
낙엽에 뒤엉켜 뒹굴기도하고

더러는
아스팔트 위에 떨어져 튕기는

겨울비는
이내 흔적없이 어디론가 사라진다

준비 없이 길 나선
할머니의 굽은 등허리 위로
차가운 겨울비는 그저 내리고있다

할머니
빨리 와
비오잖아
저만큼 간 손주의 외침이
할머니의 귓전에 맴돌지만
내달리지 못하는 걸음에
할머니의 시린 허리춤 속으로
때아닌 겨울비가 사정없이 퍼붓는다

**(사)한국문인협회 회원
**동대문 문학 제7호(2006년 3월 발간)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