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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밭/정선규-4.18일

土譚 2006. 4. 18. 06:43
      안개 밭 글/ 정 선규 하얀 안개가 온 대지를 깔고 헤엄을 치고 있다 얼마나 크고 장대한 몸집인지 얼굴은 땅에 다리는 강에 걸려 둔하게 움직이고 있다 안개가 밭에 들어가 가물거린다 마치 막 지금 심겨진 씨앗이 눈을 뜨고 새순을 트는 것처럼 땅에서 하늘로 피어오른다 밭에는 금새 안개 구름이 피어오르고 남다른 몸짓으로 밭을 거닐고 있다 해가 떠오르자 시들어져 맥없이 흐물흐물 무너져 내리고 축축한 밭에는 안개가 핀 자리에 농부가 심은 곡식이 싹을 틔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