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추천시

바람 웅덩이/정선규-5.6일

土譚 2006. 5. 6. 15:05

      바람 웅덩이 글/ 정 선규 벚길따라 나선 길손 짓꿏은 바람이 하품하는 내 입에 벚꽃향을 낼름 넣고는 간다 심심한 길 홀로 가는 길에 이렇듯 뜻밖에 친구를 만나 놀이한다 조금 앞서가며 벚꽃을 마구 흔들어 날리고는 다시 그 꽃잎을 뿌리며 앞서가는 친구 바람바람 봄 바람이 뒤에서 밀고 앞에서 끌고 돕는 이웃이 되어 발길을 맞춘다 드디어 산 꼭대기에 올랐다 산머리에 서서 보니 사방으로 막히었다 우뚝선 산들이 바람에 길을 막고 있다 길가던 바람이 웅덩이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