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보.감상문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土譚 2006. 6. 19. 07:04
도서]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생명이 있는 것과 열린 마음


동물,곤충,식물 때로는 박테리아까지 생명이 있는 많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전혀 전문적이지 않은 용어들을 사용해 생명에 대해 쉽고 재밌게 이야기 하고 있는데 그것은 이 책이 왜 "대한민국 과학문화상"을 수상했는 지도 말하고 있는 것이리라.

이 땅에 존재하는 많은 생명체들이 인간과 비슷한 행동을 한다는 것에 놀랐고(거짓말을 하기도 하고, 동성애를 하기도 하며,자식을 길러내기 위해 노력을 하기도 하는 등의) 또한 우리가 사실과 다르게 잘못 알고 있었던 사실도 있었다는 것에(개미와 베짱이의 우화, 원앙의 바람기등) 놀랐다.

저자는 많은 생명체들의 각각의 생태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것을 인간과 인간 사회에 연관시키고 있는데, 생명체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당연히 느낄 수 있는 생각일 것이다. 오히려, 연구를 하면서 지극히 인간중심적인 관점에서 자연의 경이로움에 대해 찬양하고 인간의 우월함을 찬양하기는 쉬워도 인간과 인간 사회를 반성할 수 있다는 것은 저자가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신문 칼럼에 실린 글들의 모음이라서 그런지 인간에 대한 저자의 생각은 더욱 주관적인 색채를 띠고 있는데, 그런 주관성에 대한 결과라고 당연하게 생각하듯 저자는 공개적인 토론을 제안하고 있기도 하다. '자신의 글에 제기되는 반론을 보내주면 같이 토론하겠다.'는 저자의 말을 보며 그는 정말 열린 마음의 학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자는 인간적인 관점이 아닌 모든 생명체를 사랑하는 관점을 견지하고 있기에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열린 마음이 저자의 선천적인 성격이라면 할 말이 없지만 생명체를 연구하면서 형성된 후천적인 성격이라면 오히려 다행일 것이다. 오랜 연구를 통해 생명체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찬 저자의 글을 읽으며 우리도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을테니 말이다.
yongss


[인상깊은 구절]
행동생물학자들이 동물들에게도 과연 사고할 능력이 있는가 하는 의문에 대한 실험으로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거짓말을 하는 행위다. 평생을 침팬지와 함께 한 제인 구달 박사는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늘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는 침팬지 한 마리를 따로 불러 한번에 다 먹어치울 수 없을 양의 바나나를 안겨주었다. 그러자 그 침팬지는 바나나를 자기만 아는 곳에 몰래 숨겨놓고 조금씩 꺼내 먹기 시작했다. 그러나 곧 친구들이 나타나 바나나가 어디에 있느냐고 아우성을 치자 그는 손가락으로 정 반대쪽을 가리켰다. 그리곤 그들이 모두 그쪽으로 사라지자 재빨리 숨겨놓은 바나나를 또 꺼내 먹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출처 : ---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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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그 숭고함에 대하여
okhugo 님 | 2003-12-10 | 책내용 책상태


생명이라는 단어 자체에서 풍겨지는 인상은 그지없이 경이롭다. 생명공학의 발달로 생명의 신비가 하나씩 벗겨지고 있는 요즘에도 생명의 가치는 전혀 변하지 않는 듯 하다. 아니 신비가 벗겨질수록 생명의 심오한 깊이에 놀라고 경계가 없을 것만 같은 넓이에 다시 한번 전율하게 된다. 또 그 이면에 숨겨진 또 다른 비밀이 뽀얀 속살을 드러낼 때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이 책은 한 동물학자가 동물들의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와 함께 인간 사회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부조리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아내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인간의 시각으로 보면 하찮은 동물들의 진정 이유 있는 갖가지 행동들과 인간이라는 종족의 잔인함과 몰염치, 오만과 이기심이 분명하게 대비되어 저절로 얼굴이 화끈해 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흡혈 박쥐의 헌혈이나 고래들의 따뜻한 동료애, 거미와 가시고기의 지극한 자식 사랑 등은 차라리 감동으로 다가왔다. 원앙이 잉꼬 부부인지 아닌지에 관해서나 개미들이 나무를 심는 다는 사실, 동물계의 요부 라 할 만한 반딧불이의 신기한 행동, 우화에서 알려진 것과는 다른 개미와 배짱이의 진실 등은 동물의 왕국 이상으로 흥미로웠다.
그만큼 이 책은 동물에 대해서 정말 많은 것을 알게 해주었다. 알면 사랑한다고 했던가. 동물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나니 우리 인류보다도 훨씬 오래 지구상에 살아왔던 동물들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라도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


지금도 이 지구상에는 인간의 욕심과 이기심으로 인해 수 만년의 신비를 갖추고 있던 자연이 되고 파괴되고 있고 이에 따라 생태계의 사슬도 마구 끊어지고 있다. 동물들의 살 곳은 점점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세든 사람이 주인을 몰아내고 있는 형상이다. 그것도 아주 잔인하게.
동물들이 살 곳이 없으면 결국 그곳엔 인간도 살지 못하게 된다. 생태계의 파괴는 결국 대재앙을 불러올 뿐이다. 인간의 바른 지혜와 이성이 탐욕과 이기심을 눌러서 사람과 동물, 나아가 자연과 함께 숨쉬며 발을 맞추어 공존하게 될 날은 과연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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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 있는 것은 아름답지만..
anotz 님 | 2003-12-08 | 책내용 책상태


책을 읽으면서 생각한 것이 있다. 이 책은 단순히 생명을 사랑하기 위해서 동물을 이해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지 이 책을 보고서 생명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은 거짓된 것일 거라고..
물론 최재천 교수님이 말하신 것처럼 "알면 사랑한다"라는 말이 옳을 수도 있을 것이다. 범죄자를 알게 되면 그를 사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생명에 대해 잘 알게되면 알게 될수록 그것을 더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은 알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책을 읽음으로써 가능하다고는 생각하진 않는다.
왜냐하면 인간은 인간 개는 개, 새는 새 나름대로의 도덕과 생각, 그리고 가치관을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단순히 새가 날아간다는 글만 읽고서는 우리는 새가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날아가는지, 까치가 어떤 방식으로 우는지 쉽게 생각하고 느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책은 인간의 사고 방식이나 가치관이 포함된 인위적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최재천 교수님도 이 점에 대해서 자신의 가치적 판단이 들어간 점을 엄연히 인정하고 계신다. 그리고 치명적인 점은 단편집의 모음이라는 점이다. 이 책을 읽고 생명을 사랑하자는 것인지, 인간을 욕하는 것인이 사실 구분이 안 갈 때가 종종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적어도 하나로의 통합 과정을 거친 책이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들 때가 많았다.


그래도 이 책을 읽음으로써 어느 정도 생명의 삶에 대해서 시야를 넓힐 수 있다는 점은 사실이다. 그리고 그것들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는 점은 사실이다. 책을 읽고나서 평소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던 까치의 "깍깍깍"하는 소리에 담긴 의미를 생각하며 그 소리의 아름다움을 음미하면서 책을 읽은 어느 정도의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대신 이 책의 평에 대해서 한 마디 덧붙이자면 "앎은 느끼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정도랄까..
이 책을 읽고 교원의 까치 때나 길바닥의 개미를 바라보길 바란다.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무한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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