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행기] 크메르족의 고향 참파삭 |
자료 캄보디아 사랑하는모임 |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의 새벽. 바깥은 아직도 컴컴하다. 라오스는 승려들의 탁발 풍경이 다소 특이하다. 태국이나 인근의 스님들이 삼삼오오 다니는 것과는 달리 이곳에선 적어도 삼 사십 명, 혹은 오 륙십 명이 황색 법복을 입고 옆구리에 탁발을 위한 통을 하나씩 끼고 일렬로 줄을 서서 절을 나서는 모습은 그것만으로도 가히 장관이다.
아침 6시 비엔티안 공항. 라오스의 남부도시 팍세 행 48인승 프로펠러 항공기가 조용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항공기는 출발예정시각인 7시보다 10분이나 일찍 이륙했다. 이것은 라오스에서는 무척이나 드문 일이다. 대개의 경우 국내선 항공기의 연착은 이곳에서는 밥먹듯이 하기 때문이다. 항공기가 일찍 출발하는 것이 웬지 이번 여정이 여러모로 순조로울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들었다.
아침 햇살을 받으면서 항공기는 남쪽을 향해 날아갔다. 까마득한 저 아래로는 라오스의 거의 전 지역을 북에서 남으로 흐르고 있는 메콩강의 줄기가 굽이치는 용의 모 습 처럼 꿈틀거리며 햇빛에 반사되었다. 1시간 여 날았을까. 항공기는 마침내 참파삭 지방의 주도 팍세 공항에 착륙했다. 공항은 우리 시골의 간이 버스정거장처럼 초라했다.
일행은 우선 고대 크메르인의 도시가 있었던 참파삭(Champasak)으로 향했다. 이곳은 4세기 경 지금의 베트남지역에 세력을 펼치고 있던 참파 왕국이 그 세력을 미쳤던 곳으로서 참파삭이란 이름은 바로 이러한 연유로 인해 이름 지어졌다. 참파가 물러간 후 6세기경부터 크메르인들이 이곳에 둥지를 틀고 힌두교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독특한 문화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13세기에 이들의 세력은 절정에 달하여 지금의 캄보디아에까지 세력을 확장하고, 그곳에 거대한 앙코르제국을 건설하게 된다. 14세기 후반에 앙코르제국은 시암에 의해 멸망하고 말았다. 하지만 어떻게 그 거대한 제국이 하루아침에 멸망하고 말았는지, 그리고 그들의 유적이 이후에 모두 갑자기 사라져버렸는지 오늘날에도 베일에 쌓여있다. 아무튼 크메르인들은 당시 풍수지리를 참 고하여 시바의 상징인 링검(남자의 성기모습을 한 생명력의 상징)처럼 생긴 산기슭에 사원을 만들었고, 수도를 앙코르왓으로 이전한 이후에도 자신들의 고향인 이곳의 사원으로 해마다 순례를 오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 사원의 이름은 왓 푸(Wat Phu). 이름 그대로 산사(山寺)라는 의미를 갖는다. 당시 이들은 이곳에서 해마다 6월이 되면 순결한 처녀를 제물로 악의 여 신인 칼리에게 바쳤다. 칼리는 순결한 처녀의 피만을 즐겨 마셨던 모양이다. 당시 제물로 처녀들을 희생했던 돌이 남아있는데, 돌에는 악어모양의 홈이 깊게 파여 있고 그 홈을 따라 처녀를 눞인 다음 심장을 찌르고 그 피를 옆으로 받아서 칼리에게 바쳤다고 한다. 마침 어린 소녀가 졸졸 따라 오길래 안내원을 시켜 소녀에게 그곳에 누워보라고 하자 무섭다면서 단호히 거절했다. 아이들도 그 얘기를 전해 들어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산 중턱에 놓여진 칼리사원을 참배하기 위해 멀리서 오는 순례객들을 위해 산 아래쪽 평지에는 궁전을 만들었다. 궁전은 두 개로 나뉘어 건축되었고 각각 남자와 여자들이 이곳에서 참배 전에 몸과 마음을 씻는 장소로 사용했다. 지금은 17세기 경에 있었던 대 지진으로 인해 도시는 물론 이 사원과 궁전의 상당부분이 파괴되었다. 이 왓푸의 유적 일대는 현재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유네스코에서 그 관리를 맡고 있다.
왓푸를 뒤로 하고 먼길을 달려 콩 섬으로 향했다. 도중에 '폰사앗'이라는 소수족 마을에 들르게 되었다. 이 마을에는 '파라오(Pa Lao)라는 소수민족 60여 가구가 살고 있었는데, 마침 1년에 한번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이 행사는 전날 저녁부터 시작된 것으로 물소 한 마리를 길다란 밧줄로 코를 꿰어 매어 놓고는 뒤에서 매질을 한다. 소는 매를 맞으며 본능적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하지만 밧줄이 말뚝에 묶여 있으므로 소는 말뚝을 계속 돌게 된다. 밧줄은 말뚝에 감기면서 점점 짧아지고 소는 뒤에서 매질은 계속된다. 콩섬(Khong Island)은 시판돈(Si Pan Don)이라는 주의 주도로서 가장 큰 섬이고 약 5만 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곳이다. 시판돈은 '4000개의 섬'이라는 뜻으로서 이곳에는 유무인도를 포함해서 수 천 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메콩강 위에 떠있는 아름다운 지역이었다. 마침 왓 푸를 위한 축제의 일환으로 미스 시판돈 선발대회가 있어, 선발된 아름다운 여인을 보게 되었다. 이런 오지에 어떻게 이토록 아름다운 여자가 있을 수 있을까 할 정도로 미인이었다. 이런 행사에 맞춰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은 여간 행운이 아니었다. 아시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 라오스. 그러나 이들의 얼굴은 물질의 단순비교만으로는 결코 나타날 수 없는 아름답고 해맑은 얼굴들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의 미인보다도 열심히 셔터를 눌러대는 우리가 더 구경거리였다. 우리의 일거수 일투족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즐겁게 바라보는 마을 주민들의 눈에는 소박함과 순진함만이 가득 담겨있을 뿐이었다.
이튿날 새벽, 이곳의 소박한 시장을 찾아 나섰다. 메콩강의 일출과 함께 문을 연 아침시장은 매우 흥미롭다. 강에서 잡은 손가락 만한 물고기 두어 마리를 좌판에 얹어놓고 지나가는 행인들을 살피는 대 여섯 살 짜리 어린아이에서부터, 어디서 잡았는지 조그만 개구리를 한 그릇 잡아와서 팔딱 거리는 것을 보여주면서 사 가라고 권하는 할머니, 무섭지도 않 은지 커다란 뱀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정력에 좋다고 우리에게 권하는 인심 좋게 생긴 아줌마의 웃음, 커다란 대나무로 담배를 피고 있는 아저씨 등등...아뭏든 시골의 시장풍경은 어느 곳에서나 고향처럼 푸근한 것 같았다.
콩섬을 나선 일행은 라오스 최대의 폭포인 폰파펭(Phon Pha Pheng)으로 향했다. 폭포를 봐서 뭐하겠느냐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일단 가보기로 했다. 콩섬에서 약 15km정도 떨어진 캄보디아와의 국경, 메콩강의 지류가 폭포를 형성하고 있었는데, 안 봤으면 정말 후회할 뻔했다. 폭이 약 80M, 낙차 17M의 거대한 폭포가 아시아에, 그것도 라오스에 있을 줄은 정말 몰랐었다. 2. 입국절차 3. 식사 4. 주의사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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