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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백 마지기 가거들랑 /曉烱-들꽃 4ㅡ27

土譚 2006. 4. 27. 19:49
 

 육백 마지기 가거들랑
                              曉烱/崔 順 子
친구여 
청옥산(靑玉山) 푸른 초원에 
풀벌레 노래하면 꽃들이 춤추고    
이름조차 아른아른
노루오줌, 동자꽃, 쥐손이, 하늘말나리, 둥근이질풀,
그 꽃잎에 이슬방울 혼절하는 것을 보았는가      
천 이백 고지 평원 
초록물결에 취해
휘청거리는 곤드레 사연과 
아슴한 무덤위로 유성이 내려오면
행주치마 찌든 아낙이 
돌문 열고 나와
별똥을 주어 담는 이야기를 들었는가 
그곳에 가면
빛살 고운 오솔길에 
화전민 넋들이 꽃 등을 달고 
연색(戀色)의 꽃 물을 지천으로 뿌렸으니 
봄날 육백 마지기 가거들랑
치마 자락 추켜들고 
까치발로 걸어야 하네, 친구여   
 
 사진: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청옥산 
1240 M 고지의 육백마지기(120,000 만 평(坪)들꽃군락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