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백 마지기 가거들랑
曉烱/崔 順 子
친구여
청옥산(靑玉山) 푸른 초원에
풀벌레 노래하면 꽃들이 춤추고
이름조차 아른아른
노루오줌, 동자꽃, 쥐손이, 하늘말나리, 둥근이질풀,
그 꽃잎에 이슬방울 혼절하는 것을 보았는가
천 이백 고지 평원
초록물결에 취해
휘청거리는 곤드레 사연과
아슴한 무덤위로 유성이 내려오면
행주치마 찌든 아낙이
돌문 열고 나와
별똥을 주어 담는 이야기를 들었는가
그곳에 가면
빛살 고운 오솔길에
화전민 넋들이 꽃 등을 달고
연색(戀色)의 꽃 물을 지천으로 뿌렸으니
봄날 육백 마지기 가거들랑
치마 자락 추켜들고
까치발로 걸어야 하네, 친구여
사진: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청옥산
1240 M 고지의 육백마지기(120,000 만 평(坪)들꽃군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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