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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노숙자/은유 박종엽5-17

土譚 2006. 5. 17. 18:45
      
    어느 노숙자 
    글/은유박종엽 
    길손 아닌 길손 하나 
    고샅길 나선다 
    머언 길 
    늘어진 하루를 끌고 
    땀 배인 긴소매 
    접어 올리지도 아니 하고 
    움막에서 끌고 나온 
    그림자에 싸 동인 
    지난 세월 
    잘난 일들을 
    어느 뫼 묻으러 
    해거름에 닿을 곳 
    길어 보이면 
    곧은 길 휘잡아 
    꺾어 가면서 
    보따리 너절한 틈 
    인생의 빚덩이 
    땡전 한닢으로 구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