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이론

음악적요소 기경결해起輕結解란 무엇인가?

土譚 2007. 9. 4. 21:27
만중삭.. 이 것은 속도의 개념입니다.

만은 느리고 중은 중간 삭은 빠름을 의미합니다.

느린 장단으로 시작해서 점점 빠른 장단으로 몰아가는 것은

전통음악 자체의 커다란 특징입니다.

예를 들어 정악곡의 영산회상이란 곡은 아주 느린 장단으로

시작해서 점차 빠른 장단으로 몰아가게 되는데 곡은

상령산-중령산-세령산-가락덜이-상현도드리-하현도드리-염불도드리-타령-군악

이 되는데, 각각에 붙은 장단이란 것도 상령산 장단, 중령산 장단 으로 같이

부를 정도로 음악 자체에 장단이 내재된 것으로 보면 됩니다.

상령산과 중령산은 20박이 한 장단이 되다가 세령산,가락덜이는 10박이 한 장단

도드리란 말이 붙은 상현-하현-염불은 6박이 한 장단이 되고

타령, 군악은 네박이 한 장단이 되는데 이 때는 1박이 잘게 3박으로 나누어져

12박이 한 장단이 됩니다. 이 때는 처음의 상령산과 비교하면 엄청 빨라져있죠

장단의 속도가 말입니다.



기경결해는 발단, 전개, 절정, 해결 과 같은 맥락입니다.

전통음악의 장단원리에 꼭 결부되는 의미인데, 다른 말로는

밀고, 달고, 맺고, 풀고 라고 하기도 하고, 봄, 여름, 가을 겨울 등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의미는 시작하고, 화려하게 놀고, 확실하게 맺은 다음 다시 풀어준다는 의미입니다.

우리 음악의 장단은 크게 4등분해서 한 장단으로 된 것이 많은데

예를 들어 가장 느린 진양, 그리고 중간정도인 중모리, 더 빠른 중중모리,

더 빨라진 자진모리 등도 모두 4등분으로 볼 수 있는데, 이 때

처음을 기, 또는 밀고, 또는 봄 등으로 보면 될 것이고 두 번째 부분은

경, 달고, 여름 등으로 보면 되고, 세번째 부분은 결, 맺고, 가을 등으로 보면 되죠.

네 번째 부분은 해, 풀고, 겨울 등이 되겠죠.

인생사도 그렇고 모든 만물의 생 사 싸이클이 그렇겠지만 시작이 있으면

움직임에 따른 활동이 있겠고, 그 활동의 정점이 있겠죠. 그리곤 다시 풀어주는

것은 자연의 원리일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점이 우리 장단에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는 음악의 원리이자 철학이기도 합니다.



불규칙, 균등화, 패턴화의 개념에서 보자면

서양음악의 박자 개념으로는 4박자의 무한 반복이 대부분이죠.

그런 와중에 고고, 슬로우락 등의 이름으로 몇 개의 박자가 모여 하나의

리듬 패턴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우리 음악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조금은 더 심오합니다.

예를 들어 중중모리 라는 크게 4부분, 그리고 한 부분이 다시 3개의 작은 박으로

나누어질 때, 각각의 부분은 독립적이기도 하고 매우 다른 개성을 가지고

진행됩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한 부분 한 부분은 4개 중의 한 부분이하는

시간상으로 균등화되죠. 이러한 것들이 한데모여 하나의 패턴화가 이루어지면

그게 중모리 장단이 되는 거죠.

불규칙 패턴의 대표적인 예는 엇모리라는 장단이 있는데

엇모리는 3박 2박 2박 3박이 모여 10박으로 된 하나의 패턴 즉 엇모리 장단이 됩니다.

이 때 3박과 2박의 조합이라는 상당히 불규칙적인 조합은 전체 10박이라는 입장에서

보면 5박과 5박이라는 반반으로 균등하게 나누어질 것이고 이것은 하나의 패턴이

형성되고 그래서 엇모리 장단이 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