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이론

고법과 추임새 논문-참고3

土譚 2006. 3. 17. 19:23
판소리 북가락 전개와 추임새에 관한 연구


김 경 동

Ⅰ.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판소리는 조선 중기 이후에 정착된 우리나라 고유의 극(劇)음악이다. 노래하는 한 사람이 북을 치는 고수(鼓手)의 장단(長短)에 맞추어 극적인 또는, 서사적인 내용으로 된 긴사설을 소리, 아니리, 발림으로 엮어 가는 종합예술의 성격을 띠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고수의 북 가락과 추임새가 한데 어우러진 전체를 이룰 때 비로소 예술언어(藝術言語)로서의 기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따라서 고수의 북 가락과 추임새는 판소리의 구성요소(構成要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절대적인 요건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북 가락과 추임새로 판소리의 예술성(藝術性)을 더해 가는데 기존문헌(旣存文獻)에 제시된 북 가락과 추임새로는 이해하기 부족할뿐더러 한 단락(短絡)의 개념(槪念)에 접근하기도 힘들다.
따라서, 본 논문은 북 가락과 추임새로써 판소리의 연구(硏究)에 접근하여 또 다른 판소리의 미학(美學)을 찾아보는데 그 목적(目的)이 있겠다.

2. 연구의 내용 및 방법

먼저 고법에 사용되는 북 가락 구음을 예시(例示)하고 판소리 사설 중 진양조 장단대목과 자진모리 장단 대목을 선별(選別)하여 각 대목에 알맞은 북 가락과 추임새를 대입(代入)하여 각기 그 역할과 기능을 설명한다.


Ⅱ. 본론

1. 북 가락과 추임새의 의미

북 가락이란 판소리에서 고수가 각 장단의 기본형 고법에서 벗어나 리듬이 변주된 고법을 가리키는데, 잔 가락 혹은 변체 가락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추임새는'으이, 얼시구, 좋다, 좋지, 잘한다, 허이, 그렇지, 아먼, 얼쑤, 어디' 등과 같은 말들을 적절한 순간에 소리 질러 가수의 흥을 돋우고 청중의 분위기나 감흥을 자극하여 소리판을 어울리게 하는 구실을 하는 것이다.

2. 고법에 사용되는 북 가락 구음(口音)

1) 왼손 타법(손바닥과 손가락 이용)

궁    ............   왼손으로 북의 왼편상단 부분을 친다.
구궁  ............   왼손으로 북의 왼편상단을 겹으로 친다.
굽    ............   왼손으로 북의 왼편상단 부분을 잡는다.
더러덥............   왼손가락을 약지, 중지, 검지 순으로 짚는다.

2) 오른손 타법(북채를 이용)

덩    ............   북채로 북의 오른쪽 중앙을 친다.
딱    ............   북채로 북 상단의 가장자리 또는 중앙을 친다.
따라닥............   북채로 북 상단을 겹으로 친다.

3) 양손타법(손과 북채를 이용)

구덩  ............   왼손 궁   + 오른손 덩
정    ............   왼손 구궁 + 오른손 딱
척    ............   왼손 굽   + 오른손 딱
그러정............   왼손 구궁 + 오른손 따라닥

3. 북 가락과 추임새의 대입

1) 진양조 대목 (동초제 심청가 중 주과포혜 대목)

[진양조 기본 한 장단 (6박)]

[.......한박............]

[    ]........1분박(分拍)                                       
                                          

         더러덥       더러덥                       궁   딱                딱 
                                                             (얼  씨구)

 궁           더러덥        더러덥         더러덥      딱   다라딱       다라딱    딱  
                                                      (으이)

구궁          더러덥          구궁 궁        더러덥            구덩 궁           궁        궁
                                                  (아아)

위의 사설을 보면 '주과포혜'는 그 대목의 시작을 알리는 첫 선율(旋律)이며 첫 리듬형이다. 즉, 판소리 용어로 내드름 인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북 가락 또한, 단순하게 연주되고 있으며 추임새 역시 흥을 돋우는 기본적인 기능에서 벗어나 단순히 박자를 짚어나가는 역할(役割)일 뿐이다.
'박 전이나'에서는 첫 박(拍)을 약하게 조절하여 매끄러운 연결을 도모하고 '더러덥'으로 박자를 짚으며,'나'에서 음의 진행이 끊어지는데, 이런 경우 나머지 빈 공간은 고수의 몫이라 할 수 있다. 박자를 채워 나아감에 있어 변 가락으로 메꾸고 조금 장단을 당겨 창자의 호흡(呼吸)을 조절해 준다.
'많이먹고'에서는 역시 첫 한 박을 약하게 쳐서 '박 전이나'와 연결시킨다. 왜냐하면, 여기서는 문장의 풀이로 접근하여보면 '주과포혜박전'(酒菓脯醯薄奠)이란 뜻이 술과 과실과 포와 식혜의 간단한 제사의식(祭祀儀式)으로서 '많이 먹고 돌아가오' 까지 연결된 문장(文章)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냥 '아니리'로 표현을 했다면, 분명 마침표 하나는 찍어야 옳을 것이다. 또, 다음 사설의 내용이 무덤을 안고 울분을 터뜨리는 대목인 것 만 봐도 명백(明白)하다 하겠다. 따라서 북 가락은 '푸는 가락'으로 채워 하나의 단락이 끝남을 나타내고, 추임새 역시 '아~아'로 박자를 짚는 개념보다는 상황종료를 나타낸다고 하겠다.
그러나, 간과(看過)해서는 아니 될 것이 판소리 선율상의 문제인데, 선율 역시 문장풀이와 잘 어우러진 음의 진행이 많음을 연구(硏究) 과정에서 느낄 수 있었다.
진양조장단을 24박(拍)으로 굳이 규정해버린다면 위의 대목은 맺는 부분이 없는 경우이고, 결국엔 극적인 요소의 부재(不在)로도 볼 수 있다.
 24박에 의하면 맺는 장단은 항시 풀어 내리는 장단의 앞에 위치하게 되는데 위의 대목에선 찾아볼 수 없고, 또 이런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고 또 24박에 맞는 장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단락의 개념을 조금 더 넓혀야 되지 않을까 한다.

2) 자진모리 대목 (동편제 수궁가 중 정언이 여짜오되.....대목)

[.............................자진모리 기본 한 장단 (4박)...................................]

[.......한박............]

[    ].....1분박(分拍)

  연결가락
                                       정
                                            (으이)
  맺는가락
더궁           저러궁          궁      척     
                                            (얼  :씨구:    )
  연격가락
정        궁         딱        궁      정     궁

  맺는가락
더궁           더궁           궁         척
                                               
  연결가락
더궁      궁        딱         궁       딱       따라닥

  연결가락
구궁      궁        딱         궁       따라닥    딱

  연결가락
궁        궁        딱        궁        딱        다라딱

  연결가락
구궁 딱        따라 닥        굽        딱        다라딱

  연결가락
구궁 딱        그러정         정       정        궁

  맺는가락
더궁  딱                      척       척      
               (얼  :씨  : 구)                     (으이)


(중략)...................


  연결가락
더궁  궁  덩    궁   덩  궁    궁  구  궁         구  구
( 아..........  얼    씨     구...................................)
 맺고푸는가락
더궁           굽             척        척   궁

 맺고푸는가락  더궁           (잘한다..........)

위 대목은 동편제 수궁가의 자진모리 한 대목이다. 한 장단의 맺음 박자에서 '딱 다라딱'또는 '따라딱 딱'의 가락을 사용해 연결하고. 첫 한 박이 쉬는 곳에서는 강하게 쳐서 창자와의 호흡을 잃지 않고, 맺는 장단의 바로 앞 장단에서는 후에 맺음을 암시(暗示)하며, 추임새로써 긴장감(緊張感)을 더해주기도 한다.
마지막의 맺고 푸는 가락은 주로 진양조의 푸는 가락과 비슷하게 '궁' 소리가 많이 나는 가락으로 채우고 다음 장단의 첫 한 박자까지 일컫는다. 박자를 짚는 기능을 하는 추임새와 창자의 흥을 돋우는 맺음가락후의추임새 그리고 장단이 모두 끝났을 때의 상황 정리(狀況定理) 성 추임새 등을 볼 수 있다.

Ⅲ. 결론 및 제언

이제까지 북 가락과 추임새의 대입을 통해 판소리의 큰 틀을 잡아 보고자 했다. 본 논문(論文)을 서론, 본론, 결론으로 나누듯이 판소리도 한 단락의 개념이 명확해야 이해도 빠르고, 학습도 효과적(效果的)이지 않나 생각 해본다.
풀어 내리는 가락의 적절한 대입으로 구체적인 틀을 제시해주고, 그 안에서 펼쳐 보이는 다양하고 변화무쌍(變化無雙)한 가락으로 판소리의 재미를 더 할 수 있다고 여겨진다.
연구 과정에서 사설의 내용 또는, 음의 진행과정에 의해 북 가락과 추임새가 결정된 장단이 진양조 대목이라면, 자진모리 대목은 리듬의 진행과 창자와의 호흡이 중심(中心)이 된 것을 알 수 있었다. 
판소리와 관련된 수많은 연구는 그 개념이 사람마다 굉장히 다양하게 쓰여지고 있다. 그리고,판소리에 쓰이는 북 가락 또한, 개발(開發), 변형(變形), 삭제(削除)의 과정을 두루 거치면서, 많은 발전을 이루었고 또, 판소리에 영향을 미쳐 예술로서의 자리 매김 도 이루어진 상태로 볼 수 있겠다.
따라서, 북 가락과 추임새는 판소리의 구성요소 일 뿐 아니라 예술로써 승화되는 매개체(媒介體)임을 알 수 있다.
장단마다 대목마다, 거기에 알맞은 북 가락을 찾고, 그 추임새의 기능이 제대로 전달 될 때에 알기쉬운 일상언어(日常言語)와 같은 느낌으로 다가 올 것이고, 이해(理解)되기 빠를 것이라 여겨진다. 판소리의 쇠퇴기운(衰退氣運)이 감돌고 있는 지금은 무언가 변화를 주어 듣는 이를 확보(確保) 해나가는 것도 판소리가 전통음악(傳統音樂)으로써 계속 존속(尊屬) 할 수 있는 한 방법(方法)이 아닐까 한다.

참고문헌

김용근,최동열,이석홍. 『풀어읽는 우리소리}(남원 : 남원 문화원, 1998)
백대웅, {다시 보는 판소리}(서울 : 도서출판 어울림, 1996)
이보형, '판소리 鼓法 2',『문화재』11(서울 : 문화재 관리국, 1977)
최동현,  {판소리 명창과 고수 연구』(전주 : 신아 출판사, 1997
정노식, {조선 창극사}(서울 : 조선일보사 출판부, 1940)
정병욱, {한국의 판소리}(서울 : 집문당, 19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