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추천시

풍경/ 송도에서 [별 내리는 마을카페]

土譚 2006. 3. 11. 12:52
      *풍경/송도에서 인촌/박진기 늦은 오후녘 거북등같은 무거운 먹장 구름들이 바다를 지긋이 누른다. 아뿔사 놓칠세라 강간범처럼 달려온 해풍이 파도를 일깨워 으르릉 으르릉 괴성을 지른다. 아직은 이른시각 부지런한 포장마차 꼼장어 살 태우는 냄새가 난다. 무작정 냄새를 따라가 본다. 석쇠위 꼼장어 닮은 아줌마의 현란한 손놀림 다비식 현장 같다. 안주를 뒤로하고 투명한 소주 몇잔을 검문없이 울대를 통과시킨다. 취기가 달아 오른다. 횡으로 도열한 빈 술병들, 술병속의 언어들이 파도 소리와 한몸이 되어 둥둥둥 가슴속에서 큰북 소리를 낸다. 파도가 어둠속에서 부른다. 술은 내가 마시는데 파도 소리가 취객이 되어 포장마차를 기웃거린다. 송도 방파제 포장마차촌 석쇠위에서 이글거리는 힘센 꼼장어들이 출렁거리는 그리움을 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