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떠나는 새벽 하늘/金 周 鉉 미명을 깨우는 푸른 안개가 어슴프레 길을 열어주고 졸다가 깬 가로등은 핏기를 잃은 모습으로 떨고 있다 세상은 아직 고요하고 삶의 애환이 깊은 사람들의 하루가 시작되는 신 새벽 분주한 발걸음에 희망이 보인다 잠에서 덜 깬 몽롱한 정신으로 터미널로 가는 지하철에 오르니 잠이 모자란 어린 학생들 무거운 책가방 안고 잠에 떨어져 있다 월요일 새벽마다 버스에 오르면 습관이 되어버린 차창 밖의 변화에 눈을 맡기고 개미 쳇바퀴 돌 듯 반복하는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 시지프의 신화처럼 인생이란 무거운 바윗덩어리 밀어 올리고 또 올리며 가슴 가득한 부채를 지워 나가고 풍요로운 내일이 오지 않더라도 희망이라는 도시락 꼭 움켜 쥐고 채워지지 않는 빈 가슴 달래며 새벽 첫 차로 길을 떠난다. -- 2006.5.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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